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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 준비 (연금저축, IRP, 세액공제)

by moneypick-1 2026. 2. 26.

작년 연말정산 결과를 확인하고 나서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환급액이 생각보다 훨씬 적었거든요. 약 150만 원 정도 적게 돌려받았는데, 그때 처음으로 '세금도 미리 준비해야 하는 영역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은 카드 사용액 정도만 신경 쓰고 넘어갔는데,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은 거의 준비하지 않았던 게 문제였습니다. 올해는 조금 다르게 접근해 보려고 연금저축과 IRP를 다시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연말정산 준비 (연금저축, IRP, 세액공제 관련 사진)

연금저축과 IRP, 뭐가 다른가

연금저축과 IRP는 둘 다 사적연금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사적연금이란 국민연금처럼 정부가 관리하는 공적연금과 달리, 개인이 직접 가입하고 운용하는 연금을 의미합니다. 두 상품 모두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가입 조건과 운용 방식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연금저축은 소득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주부나 학생도 가입 가능하죠. 반면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개인형 퇴직연금)는 소득이 있는 사람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IRP란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발생하는 사람이 퇴직금을 적립하거나 추가 납입을 통해 노후 자금을 준비하는 계좌를 뜻합니다.

운용 방식도 다릅니다. IRP는 안전자산을 30% 이상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규정이 있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예금이나 채권 같은 안정적인 자산을 일정 비율 유지해야 한다는 거죠. 연금저축은 이런 제약이 없어서 본인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IRP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안전자산 의무 비율 때문에 공격적인 투자가 어렵다는 점이 오히려 제약으로 느껴졌습니다.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연금저축의 자율성이 더 매력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액공제 한도와 실제 환급액

세액공제 한도는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서 연간 900만 원까지입니다. 공제 비율은 총 급여 5,500만 원을 기준으로 나뉩니다. 총 급여 5,500만 원 이하는 16.5%, 초과는 13.2%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됩니다. 여기서 세액공제란 납부해야 할 세금에서 일정 금액을 직접 차감해 주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소득공제와 달리 과세표준을 줄이는 게 아니라 세금 자체를 깎아주는 방식이라 체감 효과가 훨씬 큽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연봉 5,000만 원인 직장인이 연간 900만 원을 연금 계좌에 납입했다면, 900만 원의 16.5%인 148만 5천 원을 연말정산에서 돌려받습니다. 연봉 7,000만 원이라면 같은 금액을 넣어도 13.2%인 118만 8천 원을 환급받게 됩니다.

그런데 세액공제만 보고 가입하는 건 조금 아쉬운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연말정산 대상이 아닌 분들도 연금저축에 가입하면 좋은 이유가 따로 있거든요. 바로 과세이연과 저율과세 때문입니다.

과세이연(Tax Deferral)이란 투자 수익에 대한 세금을 당장 내지 않고 나중으로 미루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 펀드나 예금은 이자나 배당이 생길 때마다 15.4%의 세금이 바로 빠져나갑니다. 하지만 연금 계좌 안에서 발생한 수익은 인출하기 전까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습니다. 세금 낼 돈까지 계속 재투자되니 복리 효과가 극대화되는 거죠(출처: 국세청).

실제로 30세에 1,000만 원을 투자해서 연 10% 수익을 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일반 계좌는 매년 수익에서 15.4%를 세금으로 떼니까 30년 후 잔고가 약 1억 227만 원이 됩니다. 하지만 연금 계좌는 세금을 나중에 내니까 같은 조건에서 1억 7,311만 원이 됩니다. 7,084만 원이나 차이가 나는 거죠.

저율과세는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할 때 적용되는데, 일반 금융소득세 15.4%가 아니라 3.3%~5.5%의 낮은 연금소득세만 부과됩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저도 처음에 제대로 몰랐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세액공제보다 과세이연과 저율과세 효과가 훨씬 크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언제부터 시작하고 얼마나 넣어야 할까

연금 상품은 만 55세 이상이면서 가입일로부터 5년이 지나야 수령할 수 있습니다. 두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하고, 저율과세 혜택을 제대로 받으려면 최소 10년 이상 나눠서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시작 시점이 중요합니다.

가장 좋은 시작 시점은 '지금 당장'입니다. 복리 효과는 시간의 거듭제곱에 비례해서 커지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게 유리합니다. 제 경험상 "나중에 여유 생기면 하지 뭐"라고 생각하면 계속 미루게 되더라고요. 작년 연말정산 결과를 보고 나서야 뒤늦게 후회했습니다.

얼마나 넣어야 할지는 의견이 많이 갈립니다. 일반적으로는 소득의 10~15%를 저축하라고 하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접근해 봤습니다. 나중에 쓰고 싶은 금액을 기준으로 역산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30세에 월급 300만 원을 받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사람이 지금 생활비로 150만 원을 쓴다면, 60세가 됐을 때도 비슷한 수준의 생활을 유지하고 싶을 겁니다. 예금으로만 관리하면 물가상승률 2% 정도밖에 수익이 안 나니까, 지금 저축하는 150만 원이 30년 후에도 실질 가치로는 150만 원 정도가 됩니다.

하지만 연금 계좌에 투자해서 연 10% 수익을 낸다면 어떻게 될까요? 매달 28만 원만 넣어도 30년 후에는 월 272만 원(현재 가치 기준)을 쓸 수 있습니다. 급여의 10%만 연금에 넣고 투자하면 되는 거죠. 물론 10% 수익률이 보장되는 건 아니지만,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올해부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한 번에 900만 원을 채우기보다는, 부담되지 않는 금액으로 꾸준히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세액공제도 좋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니까요.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다가 포기하는 것보다는, 일단 시작해서 습관을 들이는 게 낫겠다는 생각입니다.

연금 상품은 장기적으로 묶인다는 부담이 분명 있습니다. 중간에 해지하면 세제 혜택을 받은 금액에 대해 16.5%의 기타 소득세를 내야 하니까요.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세금 구조를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만드는 것도 재테크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수익률 높은 투자만이 답은 아니라는 걸, 이번 연말정산을 통해 실감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drXqJweKhjY&t=19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