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때마다 매도하면 수익 날까요?' 솔직히 저도 그랬습니다. 시장에 큰 이벤트가 예정되면 괜히 불안해져서 성급하게 포지션을 정리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특히 주말을 앞두고 미국 시장에서 파생상품 만기일이 겹친다는 소식을 들으면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나'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내일 예정된 쿼드러플 위칭(Quadruple Witching)을 앞두고 이번엔 조금 다르게 접근해보려 합니다. 쿼드러플 위칭이란 주가지수 선물·옵션과 개별주식 선물·옵션의 만기일이 동시에 겹치는 날로, 연 4회 발생하는 대표적인 수급 이벤트입니다(출처: 한국거래소). 이 날 하루에만 약 1조 3,200억 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만기 소멸될 전망이라고 합니다.

네 마녀의 날, 정말 시장을 흔드는가
'네 마녀의 날'이라는 표현 자체가 뭔가 불길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시장의 방향성을 바꾸는 이벤트가 아니라 단기 수급에 의한 변동성 확대 이벤트에 가깝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통계를 보면 해당 이벤트 전후로 시장은 대부분 1~2% 범위 내에서 등락을 마무리했다고 합니다.
저는 그동안 이런 이벤트를 과대평가해 왔습니다. 작은 뉴스 하나에도 마치 대형 하락장이 시작되는 것처럼 느끼고, 성급하게 매도했다가 다시 반등하면 뒤늦게 쫓아 들어가는 패턴을 반복했습니다. 결국 손실보다 더 큰 문제는 '기준 없이 반응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장기 투자자와 단기 투자자의 대응 방식이 완전히 달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장기 투자 관점에서 펀더멘털(기업의 본질 가치)이 확실한 기업을 보유 중이라면, 이번 변동성에 흔들려 매도하기보다는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반대로 단기 트레이딩을 하는 투자자라면 변동성이 예상되는 구간에서는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바람직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스스로 장기 투자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단기 투자자처럼 행동했습니다. 조금만 떨어지면 불안해서 팔고, 조금 오르면 욕심이 생기고, 일관된 전략이 없었습니다.
현금 비중 30%, 리스크 관리의 핵심
'지금 비중을 늘려야 할까, 줄여야 할까?' 이 질문이 제일 어렵습니다. 특히 시장이 우상향 하는 구간에서는 현금을 들고 있는 것 자체가 기회비용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구간에서는 공격적인 수익 추구보다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점에서 현금 비중을 30% 정도 유지할 것을 권장합니다. 이는 단순히 '돈을 묵혀두라'는 의미가 아니라, 예상치 못한 변동성에 대비하면서도 기회가 왔을 때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라는 뜻입니다. ROE(자기 자본이익률)가 높고 펀더멘털이 탄탄한 기업이라도, 시장 전체가 흔들릴 때는 함께 조정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ROE란 기업이 주주의 자본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일반적으로 15% 이상이면 우수하다고 평가합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저는 예전에 '지금 안 사면 기회를 놓친다'는 조급함이 컸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기회는 계속 온다'는 생각을 조금씩 하게 됩니다. 특히 지금처럼 강달러 기조가 지속되고, 금리 인상 기대감까지 더해지는 환경에서는 섣부른 진입보다 신중한 관망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또한 지금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업종을 눈여겨볼 시점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반도체, 제약·바이오, 로봇, 2차 전지 등으로 수급이 집중되었다면, 시장이 조정받으면서 수급이 분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 포트폴리오를 점검해 보니, 특정 섹터에 과도하게 쏠려 있었고, 이런 구조는 변동성에 매우 취약했습니다.
리스크 관리의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현금 비중 30% 이상 유지하여 대응 여력 확보
- 장기 투자 종목은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홀딩
- 단기 트레이딩 포지션은 이벤트 전 비중 축소
- 섹터 분산 투자로 특정 업종 리스크 최소화
다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리스크 관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변동성이 클 때 우량주가 같이 빠진다면, 그건 분할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 기회에 평소 관심 있던 종목의 적정 진입가를 미리 정해두고, 해당 가격대에 도달하면 일부 비중을 담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결국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보의 양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기준과 태도'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시장의 변동성 자체보다 그걸 받아들이는 제 태도가 더 중요했고, 단기 이벤트에 즉각 반응하기보다는 제 기준을 먼저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했습니다. 앞으로는 뉴스나 이슈에 휘둘리기보다 조금 더 차분하게, 그리고 원칙에 따라 대응하려고 합니다. 지금 같은 구간에서는 무리하게 비중을 늘리기보다 다음 주 초반까지는 관망하면서, 시장이 안정되는 신호를 확인한 후 움직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 같습니다.